한글이 토트넘 홋스퍼 구단에 다시 등장했다.
다만 일부 축구팬들이 ‘토트넘체’라고도 부르는 투박한 글씨체여서 아쉽기만 하다.
토트넘 구단은 22일 구단 SNS를 통해 동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훈련을 앞두고 1군 선수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나씩 갖고 가는 행사다. 구단 직원이 큰 주머니를 준비했고, 출근한 선수들이 손을 집어넣어 하나씩 갖고 가는 장면이다.
반대로 선수들은 자신의 소장품을 기부하기도 한다. 연말을 맞아 펼쳐진 훈훈한 행사다. 손흥민은 포장지를 이리저리 뜯었고, 남색 토트넘 야구 모자를 받았다. 손흥민은 만족을 표시하며 “멋진 모자”라고 했다.
선수들이 받은 선물 중엔 한글로 ‘토트넘 홋스퍼’가 새겨진 비니(챙 없는 모자)도 있었다. 영상에 따르면 두 선수가 비니를 골랐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 입단한 뒤 신들린 듯한 선방으로 주전 문지기 지위를 확실히 다진 이탈리아 국가대표 굴리에모 비카리오, 그리고 최근 열린 공식전에서 멀티골을 작렬시키며 골결정력을 끌어올리고 부활을 알린 공격수 히샤를리송이었다.
둘 모두 자신들의 모자를 벗고 ‘한글 비니’를 쓰면서 이쁜 미소를 지었다.
다만 비니에 포함된 ‘토트넘 홋스퍼’ 한글 글씨체가 이를 보는 국내팬들을 안타깝게 한다.
부탁하기 짝이 없는 얇은 고딕체였기 때문이다. 예쁜 한글 글씨체도 많은데 하필이면 오래 전 쓰였을 것 같은 글씨체가 모자에 들어가 이를 보는 한국팬들은 ‘안 돼!’를 외쳤다.
특히 이 글씨체는 수년 전 토트넘이 한글 이름으로 된 ‘손흥민’ 티셔츠를 팔 때도 삽입된 것이어서 더욱 악몽처럼 다가온다. 지난 2019년 토트넘은 손흥민 셔츠가 구단 상점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자 아이디어를 내 등번호 7번 위에 영문 성인 SON 대신 ‘손흥민’을 집어넣어 대량 판매에 나섰다.
다만 얇은 고딕체가 국내 팬들에게 너무 촌스럽게 보여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 글씨체가 이번 비카리오와 히샤를리송의 비니에 다시 등장했다.
특히 최근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이 원정 경기용으로 제작한 한글 유니폼과 더욱 비교가 되는 모양새다.